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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인디고]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만으로 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 확충 가능할까?
작성자 kjbufo
작성일자 2021-02-23
조회수 4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만으로 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 확충 가능할까?

22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와 정신장애인 서비스 차별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22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와 정신장애인 서비스 차별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 정신장애인 복지 위한 새 전달체계 구축 등 지속적 논의 필요

현행 장애인복지법 제15조는 제2조에 따른 장애인 중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 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다른 법률을 적용받는 장애인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하고 있다.

결국 정신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 제2조에서 정의하는 장애인이지만 동법의 복지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22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와 정신장애인 서비스 차별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발제에 나선 이용표 연구소 정신장애인사회통합연구센터장과 이시항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지난 2000년 이후 정신보건법제와 장애인복지법제 간의 명확한 관계 설정의 부재로 인해 정신장애인은 법적 장애 유형임에도 배제와 차별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2007년 장애인복지법 제15조의 개정으로 정신보건법의 적용을 받는 사람은 장애인복지법 적용에서 배제되어 우리 사회의 가장 극단적인 소외계층으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애인복지법 15조의 법적 의미, 정신장애인과 일반 장애인의 복지서비스 체계에 관한 해외 법제 분석을 통해 법제 개선 방안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즉 동법 제15조는 장애인서비스 중복 방지를 위한 의도였지만, 현실에서는 장애 유형 중에서 정신장애인만을 그 대상에서 배제하는 부작위의 차별적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서울시의 경우 장애인 대상 직업재활센터는 130개가 넘는 반면, 정신장애인 대상 직업재활센터는 7개소에 불과할 정도의 격차만 초래했다.

이용표 센터장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서비스 차별 해소를 위해 ▲15조를 폐지하고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을 통한 전달체계 개선 ▲15조를 폐지하고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제정 및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을 통해 일상생활지원이나 평생교육지원, 절차보조서비스 등을 포괄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의 두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발제자들은 최근 돌봄지원이 늘어나고 있는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 간의 서비스양의 비교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정신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매우 한정적이라는 점과 국가유공자들도 장애인복지법 적용을 제한하고 있지만,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장애인복지법에 준하는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방안으로 정신건강법 개정을 통해 전달체계 개선을 제안했다. 우선 15조를 폐지하고 정신건강정책국 하위부서로 정신장애인복지정책과를 두어 현재의 의료적 시스템을 유지하고 복지체계는 장애인정책국 소관업무로 분리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 대안은 보건의료 기능을 위해 정신건강복지법을 정신건강증진법으로 개정하고,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을 제정해 복지서비스 법체계를 확충해 복지 부분은 장애인정책국이, 보건의료는 정신건강정책국이 담당하는 방안이다.

발제자들의 주장에 대해 매우 다양한 의견이 더해졌다.

박재우 서초열린세상 소장은 “정신장애인의 낮은 삶의 질은 치료의 빈곤이 아닌 복지의 빈곤”라며 “타 장애 유형과의 전달체계를 통합할 필요가 있고 정신장애인의 특수성을 반영해 장애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서비스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발달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의 적용을 받으면서도 발달장애인 고유의 욕구에 필요한 부분을 발달장애인법으로 보충하는 만큼 서비스 중복의 논란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미옥 교수는 정신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서비스 비교 분석이 단순히 서비스 기관의 정량적 숫자로만 가능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정신장애인과 타 장애 유형 간의 복지서비스의 격차는 장애인복지법 제15조의 문제라기보다는 분절적인 서비스 전달체계의 문제이자 이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통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논의에 집중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형국 변호사는 “제15조 폐지만으로는 정신장애인이 장애인복지 영역에 포함되는 것일 뿐 정신장애인의 특성이 반영된 복지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며 “별도의 입법과 소관부처의 이원화를 지지하되 장애인등록이 되지 못한 정신질환자의 복지서비스 제공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김동호 정책위원장은 정신장애인이 장애 유형에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장애인복지서비스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제15조의 불합리성을 지적, 이는 아직도 의료모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장애인복지법 제15조의 폐지를 지지하면서도 발제자들이 주장한 두 가지의 대안 외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정신건강복지법을 정신건강복지지원법으로 전면 개편하고 의료적 제도는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건강권법)로 옮기게 되면 정신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의 대상이 되면서도 특수한 보건의료욕구는 장애인건강권법 안에서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장애인 당사자인 김재완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활동가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사회참여를 위해서는 ‘사회적 인적 네트워크 구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서는 탈원화를 지지하고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사회복귀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지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라도 제15조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의 박문수 사무관은 “제15조가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를 가로막는 악법인 것만 같아 당황스럽다”며 이번 논의에서 장애인복지법 상의 등록장애인인 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를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드러냈다.

박 사무관은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 제공은 그에 따른 재원과 전달체계의 미흡함의 문제 등 원인 파악이 우선이며, 장애인건강권법에서 정신장애인의 문제를 수렴하는 것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장애인복지환경은 이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가장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정신장애인도 탈원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지역사회에서의 탈원화를 통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안에서 수렴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대안을 제시했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김욱 사무관은 “제15조 폐지에 대한 의견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정신질환자에 대한 복지시설의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복지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는 문제로 이해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통해 정신장애인을 위한 시설인프라를 확대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복지서비스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마련했으며,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을 통한 정신재활시설의 확충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장애인복지법 제15조의 폐지가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 대상 배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장애계의 주장과는 달리, 주무부서인 복지부는 15조가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를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며 현격한 시각차를 보였다.

정부는 이미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통해 자살 시도자나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의 신속한 응급치료를 위해 24시간 대기하는 정신응급팀과 정신응급 병상을 상시적으로 갖춘 권역별 정신응급의료센터를 2025년까지 14곳을 지정하는 등 2025년까지 2조 원의 정신건강 분야 예산을 투입하는 의료적 인프라 확충을 발표한 바 있다.

연구소는 이번 토론회가 장애인복지법 제15조 폐지를 통한 정신장애인의 복지서비스 확충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새롭게 제시된 만큼 지속적으로 정신장애인의 복지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THEINDI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