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겨냥 정치투쟁, 석 달간의 여정
9명 경선후보, 전국 각지에서 12대 장애인정책 선전
“비장애중심주의, 능력주의 정치구조 갈아엎자”
최종 대선후보는 이동권 투쟁 앞장서온 이규식 대표
이번 경선에서는 당원과 대국민 투표를 통해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상임대표가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이규식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앞장서 왔다. 현재는 매일 아침 열리는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 참여하며 기획재정부와 ‘진짜’ 대선후보들을 향해 장애인 권리 예산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022양대선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양대선거장차연)는 16일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과 여의도에서 문화제를 진행하며 “권력의 중심에서 장애시민의 공약과 대선후보를 알린다. 6월 지방선거 때도 탈시설장애인당의 ‘진짜’ 정치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탈시설장애인당은 지난해 11월 22일, 탈탈원정대(세상을 탈탈 털자! 비장애중심 사회에서 탈출이다!)의 전국선거유세를 시작으로, 대선을 겨냥한 정치투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국선거유세 첫날, 9명 대선 경선후보가 모두 공개됐다. 성별, 연령, 출신지역, 장애여부, 장애유형이 다양한 이들은 장애운동에 헌신해 온 활동가들이다. 이들 9명의 후보는 성주군 소성리, 대구시청, 광주 5·18 민주광장, 세종시 정부청사 등 전국을 돌며 12대 장애인정책을 알렸다.
12월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등 ‘진짜’ 대선후보를 만나 장애인정책요구안을 전달했다. 특히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안 통과를 강하게 요구해 지난 12월 31일, 저상버스 의무도입과 특별교통수단 (광역)이동지원센터 의무설치 등이 담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9명의 후보들은 지난 1월 5일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5호선 광화문역 1-1칸 승강장에서 거리 선전전을 벌이며 시민들도 직접 만나왔다. 광화문역은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기준, 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요구하며 1842일간 농성했던 상징적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기획재정부와 ‘진짜’ 대선후보들에게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 약속을 요구하는 혜화역 출근 선전전도 50일째(16일 기준) 함께하고 있다.
탈시설장애인당은 이 같은 활동을 하며 당원과 국민을 상대로 최종 대선후보를 결정짓는 투표를 진행했다. 세 번 진행된 투표 결과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한명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능력주의에 따라 ‘1등’을 정하는 게 아니다. 대선 정치투쟁을 대표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누가 결정되든 그를 중심으로 장애민중이 똘똘 뭉쳐 우리의 정책의제를 ‘진짜’ 후보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결과가 발표되는 16일, 양대선거장차연과 탈시설장애인당은 오후 2시, 광화문역 여의도역 방향 1-1칸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시작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대범 피플퍼스트 활동가는 “오늘(16일) 아침 출근길 선전전에서 비장애인 시민이 우리 피켓을 뜯었다. 아직 장애인권 인식이 부족한 사회다”라면서 “거듭된 선전전에도 기재부와 대선후보들은 아무 말이 없다. 3월 대선과 6월 지선 때 우리 권리를 크게 외치자. 이게 탈시설장애인당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광화문역 선전전을 마치고 여의도로 향했다. 여의도공원을 지나 이룸센터 앞 탈시설지원법·권리보장법 제정 투쟁 농성장까지 700미터가량 행진했다.
경선결과, 최종 대선후보는 이규식 서울장차연 상임대표로 결정됐다. 20여 년간 이동권 투쟁에 앞장서 온 이규식 대표는 기재부와 대선후보들을 상대로 진행하는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경선에도 이동권 투쟁 슬로건인 ‘이동의 자유 없이는 자립생활도 없다’를 내걸고, 탈시설·자립생활 권리와 함께 이동권 보장을 외쳤다.
이 대표는 현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혜화경찰서에 입건돼 있다. 또한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공사의 젊은 직원들도 모두 노인이 될 것이다. 그들이 아침마다 고생이 많은데, 나중에 노인이 돼서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하게 되면 이를 위해 싸워온 장애인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6월 지선을 겨냥한 정치투쟁도 이어갈 것이라 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외면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우리의 요구안을 확실하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