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공모전’ 수상작 연재-⑧
장려상 ‘삐약 삐약 병아리 사회복지사의 첫걸음’
한국장애인개발원(원장 이경혜, 이하 개발원)은 장애아동 가족의 일상적인 양육 부담을 덜어주고 보호자의 사회활동을 돕기 위해 돌봄서비스, 장애아 돌보미 양성, 휴식지원프로그램을 지원 하는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매년 우수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사례 공모’를 실시,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 66편의 작품을 접수, 심사를 통해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2024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 서비스 이용 및 제공 사례’ 수상작 중 최우수상 1편, 우수상 2편, 장려상 5편을 연재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수상작은 장려상인 ‘삐약 삐약 병아리 사회복지사의 첫걸음’이다.
삐약 삐약 병아리 사회복지사의 첫 걸음
김나경((사)대구광역시장애인부모회/서비스 제공)
만 23세, 졸업하고 얼마 되지 않은 삐악삐악 병아리 사회복지사였던 나는 2024년 3월 대구광역시장애인부모회에 사회복지사로서 처음 입사하여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입사 첫날‘2024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 사업안내’ 표지를 처음 보았을 때 ‘양육’이라는 단어가 포괄적이라 어떻게 장애아가족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지원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국어사전에 양육이란‘아이를 보살펴서 자라게 함’이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돌봄이 필요한 장애아동에게 돌봄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사회복지사로서 지원하고,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보호자에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의욕이 활활 타올랐습니다.
또한 저에게는 특별한 오빠가 있기에 커가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보호자들의 마음을 더 잘 알고, 또 장애 자녀의 형제로서 비장애 자녀의 생각과 마음을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저에게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이 더욱더 흥미 있게 다가왔고, 장애 자녀 보호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동에게 맞는 장애아돌보미 선생님을 연계를 잘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커졌습니다.
구군 별로 담당이 정해지고 나서 처음으로 서비스 연계한 아동과 장애아돌보미 선생님이 연계가 너무 잘 이루어져 어머니께서 아동이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아동이 자기만의 틀 안에 갇혀 있다가 돌봄서비스를 받고 나서 많은 친구를 사귀고, 지역사회에 이루어져 많은 행동 변화를 이루게 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 돌봄 서비스를 받는 동안 돌보미선생님의 많은 노력과 아동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계신 보호자들의 행복함이 담당자인 저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아동이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뿌듯해지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되었습니다.
이 아동의 변화가 단순히 아동 한 명의 성장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전체가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큰 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담당자로서 저희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안에서의 성취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 계기를 발판으로 연계에 자신감을 가지고 현재까지 연계에 열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저에게 하나의 에피소드가 생겼습니다. 아침 출근 8:20분 항상 같은 시간에 나가는 제가 엘리베이터를 누르면 항상 23층에 엘리베이터가 오랜 시간 멈추어있습니다. 그러다 엘리베이터에서 삐삐삐 소리가 나면 23층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나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며 한숨 소리가 계단을 타고 내려옵니다. 처음에는 출근하기에 바빠 별생각 없이 지나갔었습니다. 몇 주가 지나고 똑같은 일상이 반복될 때 유모차에 아동을 태운 어머니가 23층에서 타고 내려왔고, 저는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탑승했습니다.
내려가는 시간 동안 어머니가 아동 때문에 버거워하는 모습이 보였고 자연스럽게 그 어머니와 아동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눈에 아동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의 한숨 소리가 적막한 엘리베이터 안을 감쌌고 다른 이웃 주민들이 아동을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시선을 피하기 급급하셨고 아동이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때리자 중간에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셨습니다.
저는 나중에 어머니를 다시 만나게 되면 장애아가족 양육지원 사업에 대해 말씀드릴까 고민했습니다. 우리 사업은 심한 장애를 가진 아동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기 때문에 괜히 말씀드렸다가, 아동이 심한 장애가 아닐 경우 어머니께서 기분이 상하실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업을 추천 드리는 것이 단순히 제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일지라도, 그것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으니 더욱 신중해졌습니다. 혹시 제가 오지랖을 부리는 것은 아닌가, 이 서비스를 권하는 것이 어머니에게 불필요한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습니다.
며칠 동안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전 다시 엘리베이터에서 그 어머니를 다시 만나면 장애아가족 양육지원 사업 과련 팜플렛을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왜냐하면, 사업에 대해 알려드리는 것이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뒤 우연히 마주쳐 팜플렛을 드리면서 간단하게 설명드렸고, 어머니께서는 미소를 지으며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어머니가 돌봄서비스를 신청하실지 여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렇게 우리의 사업을 가까이 사는 이웃 주민에게 알렸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이틀 후, 어머니께서 기관으로 직접 전화를 주셨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어머니는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셨고, “이런 좋은 서비스를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곧 신청하러 가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기쁨이 밀려왔고, 제가 한 작은 행동이 한 가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뿌듯함과 그 순간이 아직까지 잊히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제가 맡은 일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장애아동과 돌보미 선생님 연계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과 기쁨을 느끼고 싶습니다.
기관의 담당자로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수행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장애아가족 양육지원팀 담당자로서 최선을 다할 수 있었기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업무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의 실질적인 필요한 부분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느꼈습니다.
아직까지 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가정이 많이 있기에, 저와 팀원들은 대구에 모든 장애아동이 공백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또한 장애아동이 좋은 돌보미 선생님을 만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이로 인해 양육자분들이 돌봄 부담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일상생활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담당자로서, 이웃 주민으로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런 노력이 모여 장애 자녀를 기르는 보호자분들에게 밝은 등불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